세 번째 차이점은 3.4조의 기본 운율의 강화에서 나타난다. 셰익스피어 극작품의 번역을 하면 할수록 원문의 ‘약강오보격 무운 시’의 음악을 살리는 일이 우리말 운문 번역의 요체임을 실감하게 된다.[맥베스, 민음사, 6쪽]
역자 서문에서 역자인 최종철 씨가 쓴 글의 일부다. 무슨 뜻인지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우나 희곡이자 시에 가까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리듬감을 살려서 훌륭하게 번역하는 일의 고충을 토로하는 것 같다. ‘약강오보격 무운 시’에 대해서는 한겨레와 아래와 같이 인터뷰한 내용이 있다.
셰익스피어의 연극 대사 대부분은 이른바 ‘약강 오보격 무운시’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강세를 받지 않는 음절 다음에 바로 강세를 받는 음절이 오는 것을 ‘약강’이라 하고, 이런 약강 음절이 시 한 줄에 연속적으로 다섯번 나타날 때 ‘오보격’이라는 말을 쓰며, 연이은 두 시행의 끝에서 같은 음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을 ‘무운’이라고 합니다. 영어의 자연스러운 리듬에 가장 가까운 이 형식을 사용한 대표적인 작가가 바로 셰익스피어예요.[햄릿의 75% 운문인 거 아셨어요?]